이사할 집이 구축아파트이다 보니 인테리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어요. 거의 20년된 아파트인데, 전에 사시던 분이 수리한번 없이 계속 사셨다 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정말 싫은 체리색 몰딩이며, 곰팡이는 없지만 그래도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실내로 그냥 이사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셀프인테리어로 시작한 준비
제 블로그 여러 포스팅을 보시면 알겠지만 시작은 셀프인테리어였어요. 계약부터 시간여유가 거의 4~5개월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하는 시간은 충분히 여유있었거든요. 이전 포스팅한 글에서도 알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직영공사가 저렴하기 때문에 예산이 빠듯한 영끌족에겐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었답니다.ㅠ
셀프인테리어는 공정별로 업체에 견적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래서 인테리어 전반에 걸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진짜 처음에는 가벽철거는 어느 업체에 물어봐야하는지도 모르는 인린이여서ㅎㅎㅎ 그래서 여러곳에서 정보 수집부터 했답니다.
준비과정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두곳 이에요. '오늘의 집' 포스트는 공정별로 주의할점들을 쭉 나열해줘서 아무것도 모르는 인린이에게는 교과서 같은 느낌이었어요.ㅎㅎ 그리고 셀프인테리어는 저같은 인린이들이 많아서 궁금한것 있을 때 해결보기 좋더라구요. 검색만 해도 저같은 질문이 많아서.ㅎㅎㅎ 준비하면서 좀 어려운 과정이긴 했지만 턴키로 결정한 지금 생각해도 공부해두길 잘했다 생각들더라구요.ㅎㅎ
도급공사가 무조건 비싸다?!
셀프인테리어 하면서 상기했듯이 기본적으로 셀프인테리어(직영공사)가 도급공사보다 저렴하다고 하는데요. 이건 어느 업체를 만나느냐에 따라 좀 다른거 같았어요. 셀프인테리어 준비하면서 도배, 가구(부엌, 붙박이장), 욕실, 주방 정도는 먼저 견적을 받았었는데요. 주방하는데서 붙박이 장도 해서 같이 받았는데, 리바트키친, 에넥스, 제작가국업체 등 받아봤고, 욕실은 대림, 이누스 받았구요. LG지인에서도 도배, 마루 견적받으려는데, 거기는 제휴업체에서 통견적을 주시더라구요. 전체토탈 견적을 받고 보니.. 저희가 받은 견적이 꼭 저렴하지는 않았어요. 물론 공정별로 네고를 하면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생각한것처럼 드라마틱한 가격차가 없다는게 실망스럽더라구요.
게다가 유명한 목공팀이나 철거팀들은 5~6개월 전부터 일정이 잡혀있는 경우가 있어 전국구로 도시는 유명업체들은 섭외가 힘들더라구요. 말그대로 예약이 아니라 섭외였어요.ㅋㅋ 이런저런 이유로 턴키업체도 알아보고 비교를 해보기로 했답니다.
무시무시한 하자이야기
주변 지인들도 최근 이사를 많이 해서 인테리어를 했는데요. 주변에 말로만 듣던 하자상황이 발생했어요. 이런 하자가 발생하면 집주인은 피해를 보는데, 보상은 공정별로 핑퐁치기를 하느라 정말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잖아요.
지인이 인테리어를 마치고 몇개월뒤에 밑에 층에서 물이 샌다고 하더래요. 마침 그 방은 확장을 한 방이어서 보일러에서 샌줄알고, 누수 감지사를 불렀는데, 결과는 원인불명이었죠. 인테리어 업체로 시공을 했던 터라 다행히 인테리어 업체에서 대응을 해주셨다고 하더라구요. 누수감지에서도 파악을 못 한 경우는 노후된 아파트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고 해서, 아파트 관리실과도 왈가왈부를 하였죠. 올 여름 비가 유독 많이 왔잖아요? 하루는 지인의 집에서도 바닥에 물이 고이더래요. 장판이 추적추적해서 보니 침대로 가려져서 몰랐지 외벽과 맞닿은 벽지도 젖여있고... 보니 창문으로 빗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더라구요. 그 방은 아래집에 물이 샌다고 한 바로 위에 방이 었어요. 그러고 보니 창문 샤시에 물이 넘쳐 들어와서 단순히 비가 많이 와서 샤시에서 물이 넘쳤나보다 생각을 했대요. 그러고 보니 샤시에 나사구멍이 있는데, 나사가 하나 비어 있었대요. 거기로 뽀글뽀글 공기방울이 와서 이거 때문이겠거니 하고 인테리어 업체와 이야기해서 나사를 박았다 하네요. 그런데 그 다음에도 비가 오는데 또 물이 넘쳐서 보니 샤시 외벽 윗부분에 실리콘을 안쏴 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비가오면 그 샤시를 타고 물이 스며들었고, 아래집이며 본인집이며 물바다가 된거죠. 올해 비가 많이 온게 정말 다행이었다 하더라구요. 보통 그런 하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고 몇년뒤에는 이게 하자라고 입증하기가 노후되서 외부코킹이 떨어져 나갔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어요.
지인같은 경우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누수로 인한 아래집 벽지, 지인집 벽지, 바닥을 새로 해주었다고 하더라구요. 마무리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긴했지만, 그나마 인테리어 업체에서 대응을 해줬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참을 수 있었던거지 개별공정으로 계약했다면.. 본인이 다 나서서 대응을 하고 잘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잘 해결도 안됐었겠죠. 게다가 정작 잘못은 샤시였는데, 설비공정상 문제로만 생각하고 AS요청했다면 제대로 AS받기도 힘들어지구요. 그 때 바닥이랑 벽지 새로 하는 비용 다 받을 수 있을지도.... 어휴 생각만해도 끔찍 한 생각이네요.
지인의 이런 경험이 저희가 인테리어 업체(턴키업체)로 견적을 받아보자고 생각한 결정적 원인이었어요. 그 중에서 가성비 좋은 실력있는 업체를 결정하기로 했답니다. 견적 받아보고 너무 비싸다면 어쩔수 없이 위험을 안고 셀프인테리어 했겠지만요.ㅎㅎ
시간할애는 얼마쯤...
지금 공정이 들어간지 1주일쯤 지났는데, 셀프로 했다면 망한 공사가 되었겠다 싶은 부분이 있어요. 바로 내가 참여를 얼마나 할 수 있는가 인데요. 직영공사의 경우 공사기간 내내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적어도 공정 시작할떄, 중간에 마무리쯤에 세번을 보러가야해요. 내가 곧 현장 감독이기 때문에 원하는 공정에 대해서 계속 시공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기 때문이에요. 공정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각 공정간 스케줄 조정이며, 필요한 작업도 미리 요청을 해야하구요. 그런데 여느 직장인이 마찬가지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잖아요. 연차를 써도 되겠지만, 하필 공사예정기간인 연말이 제가 1년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했구요. 그렇다고 아내가 가있자니 어린 호두도 신경쓰이고... 지금 생각하니 저희는 도급공사를 해야할 팔자였나봐요.ㅋ